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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 (2)

당연하다라고 생각되는 것도 왜 그런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번 문제는 지난 번 문제의 상황을 연장한 간단한 문제이다  

 

 희영이가 하늘로 던진 공은 땅에 떨어져서 땅바닥에 멈추었다 이 때 바닥에 떨어진 공에 작용하는 실제 힘의 방향은 무엇인가?

 1. 하늘을 향하는 방향 (위쪽 방향)

 2. 땅을 향하는 방향 (아래 방향)

 3. 위쪽 방향, 아래 방향 모두

 4. 어느 방향으로도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

 

 여기서 답은 3번이다.

 

 공에는 지구의 중력만 작용한다고 생각하여 2번이라고 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력만 작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힘과 가속도의 법칙에 의해 공은 하늘에서 낙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땅바닥보다 더 아래로 속도를 계속 높이며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공은 땅바닥 표면에 정지해 있다. 중력은 없어지는 힘이 아니므로 공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공에 작용하는 중력과 동일한 크기의 힘이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공에 가해져야 한다.

 

공이 정지해 있는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뉴튼의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물체 A가 물체 B에 힘을 가하면 물체 B는 물체 A에 방향은 반대이면서 같은 크기의 힘을 동시에 가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힘은 상호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힘이 한 물체에서 다른 물체로만 작용한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문제에서 땅바닥에 정지해 있는 공에는 항상 중력이 작용한다. 그리고 공은 이 힘을 그대로 땅바닥에 작용한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땅바닥은 동시에 그만큼의 힘을 공에게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결국 공에 작용하는 힘의 합은 0이 되므로 공은 땅바닥에 멈추어 있게 된다.

 

 공에는 위쪽 방향과 아래쪽 방향으로 각각 동일한 크기의 실제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땅바닥이 공이 작용한 힘을 지탱할 수 있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만약 공을 수영장 물 위에 살며시 놓는 다면 물은 중력이 공에 작용하는 힘(=공의 무게)을 지탱하지 못해 공은 공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수영장 바닥에 닿을 때까지 운동하며 가라앉을 것이다.  

 

 이전 편의 문제에서는 마찬가지로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따라 희영이가 공을 하늘로 던질 때 희영이가 공에게 가한 힘만큼  공도 희영이에게 동일한 힘을 가했다. 희영이는 자신이 던진 공의 반작용에 의해 공의 가한 힘과 반대 방향의 동일한 힘을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희영이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은 땅바닥이 희영이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중력 공간에서의 작용 반작용 실험 영상을 보면 이것을 이해하기 쉽다. 무중력 공간에서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을 앞으로 밀었을 때 B는 앞으로 나아가고 반작용에 의해 A는 뒤로 밀려서 나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는 것은 우리가 옷을 힘으로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옷이 가볍기 때문에 느끼지 못할 뿐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옷이 중력에 의해 우리 몸에 작용하는 힘 만큼 우리 몸도 옷에 동일한 크기의 힘을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땅바닥은 지구와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으니 공이 땅바닥에 작용하는 힘은 미약하지만 공이 지구에 작용하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구에 힘이 작용하고 있으므로 힘과 가속도의 법칙에 의해 지구는 미약하게라도 지속적으로 공이 땅바닥에 작용하는 방향으로 가속 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공도 지구가 공을 당기는 힘과 동일한 힘으로 지구를 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 생각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뉴튼의 만유 인력의 법칙에 의한 것이다.

 

 질량이 있는 두 물체는 두 물체의 질량의 곱에 비례하고 두 질량 중심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으로 서로를 끌어당긴다

 (만유 인력의 법칙을 정확하게 기술하면 복잡하므로 설명을 위해 대략적으로 기술하였다)

 

 결국 공이 지구를 미는 힘과 공이 지구를 당기는 힘이 평형을 이루어 지구에 작용하는 합력은 0이 되어 지구는 공이 땅바닥을 미는 방향으로 가속 운동하지 않는다. 이 문장에서 지구와 공의 단어 위치를 서로 바꾸어도 문장은 동일하게 성립한다.

 

 그러면 공을 위로 던져 공이 지구에서 멀어지거나 다시 지구를 향해 지구 중력으로 인해 가속하며 떨어지고 있는 경우는 어떠할까? 만유 인력에 의해 지구는 공이 지구를 향해 가속 운동하는 동안 공을 향해 가속 운동한다. 하지만 공의 질량이 지구에 비해 너무나 낮기 때문에 공의 인력에 의한 지구의 운동 변화는 완전히 무시할 수 있는 정도이다.

   

 현대물리학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만유 인력은 질량이 있는 물체 주변의 시공간 휘어짐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규명되었으며 상호 작용하는 인력의 계산 공식도 대체되었다. 하지만 물체의 운동 속도가 빛의 속도에 비해 현저하게 낮을 경우 뉴튼의 법칙에 의한 계산 공식은 거의 성립한다.

 

그럼 여기서 앞선 페이지에서 인용했던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설명하는 아래 문장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앞으로 걸어 나아갈 수 있는 것은 걸어 나아가려는 나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땅바닥이 나를 앞으로 밀어주기 때문이다"

 내가 앞으로 걸을 때 내 발이 땅바닥을 미는 힘(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땅바닥이 동일한 힘으로 나의 발을 밀기 때문에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뭔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땅바닥이 없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당신이 공중에 둥둥 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럼 당신은 앞으로 나아가려고 해도 공중에서 발만 허우적 댈 뿐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몸에서 가스라도 내뿜지 않는다면 말이다. 발을 디딜 땅바닥이 없으면 당신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힘은 상호 작용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