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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3)

교과서의 내용이 완전한 것은 아니다

다음 문제의 상황은 아마도 중,고등학교 시절 관성의 법칙에 대해 배우면서 관성에 대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예제로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희영이는 집 앞에 정차한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려고 한다. 희영이가 버스의 손잡이를 잡고 나서 버스는 출발했다. 이 때 버스가 가속하면서 희영이는 버스 손잡이를 잡은 상태로 순간적으로 버스의 이동 반대 방향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버스 손잡이 덕분에 넘어지지 않았다. 이 때 버스 밖에 있는 정지해 있는 관찰자 입장에서 본 희영이에게 작용하는 실제 힘의 방향은 무엇인가? (이 때, 희영이와 버스 바닥과의 마찰력은 없다고 가정한다)

 1. 중력

 2. 중력과 버스 손잡이가 희영이를 당기는 힘의 방향

 3. 중력과 희영이를 버스 이동 반대방향으로 밀어낸 관성력

 4. 중력과 버스 손잡이가 희영이를 당기는 힘의 방향, 그리고 희영이를 버스 이동 반대방향으로 밀어낸 관성력

 

 여기서 답은 2번이다.

 

 여기서 이 문제를 관성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하여 답을 관성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4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문제를 버스 밖의 관찰자 입장에서 본 희영이에게 작용하는 실제 힘의 방향이 아닌, 희영이 입장에서 바라본 희영이에게 작용하는 실제 힘의 방향을 묻는 문제일 경우 답은 4번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희영이가 버스의 가속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이 문제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실 단순하지 않다. 일반 고등 물리 과정에서 빼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으니 말이다.

 

이 문제는 실제로 관성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는 관성기준계와 비관성계의 차이에 대한 문제이며 또한 비관성계의 가상힘인 관성력에 대한 문제이다 

그리고 여기서 관성과 관성력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과거의 일반 물리 교과서에는 이에 대한 내용은 자세히 서술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등학교에서 수업시간에 고전 역학을 열심히 배우고자하는 학생들은 여기서 또 하나의 큰 벽에 부딪히고 만다. 뉴튼의 운동 법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도 힘들었는데 가상의 힘이라고 하는 관성력의 등장으로 여기에 더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이 문제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계'(System)에 대해 알고 관성기준계와 비관성계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지구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공을 던지는 것 같은 우리 가까운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상의 운동을 관찰할 때 지구의 중력의 영향만 고려할 뿐 지구의 공전이나 자전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 당연히 거대한 질량을 가진 태양이나 달의 인력의 영향도  고려하지 않는다. 공을 던지는 운동이나 차가 이동하는 운동을 기준이로  현상이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미미해서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이다. 문제에서 가정하고 있는 관찰자 입장에서의 운동'계'는 지구는 정지해 있다고 가정하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상대적이지 않은 뉴튼 운동 법칙이 항상 성립하는 관성계이다. 이 관성계를 기준으로 등속 운동하는 계 (예를 들어 등속 직선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의 운동계) 또한 관성 운동계이다. 

 

이제 버스 밖의 관성계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자

 

버스가 정지 상태에서 앞으로 가속 운동을 하지만 희영이와 버스 바닥과의 마찰력이 없기 때문에 (희영이가 버스 바닥에서 살짝 떠 있다고 생각한다.) 희영이는 정지 상태 그대로 있다. 버스가 앞으로 이동하고 희영이는 가만히 있기 때문에 버스 안에서의 희영이의 위치는 버스 뒤쪽으로 이동한다.. 만약 희영이가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지 않다면 희영이는 계속 버스 뒤쪽으로 이동해서 버스 맨 뒤쪽 의자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희영이가 버스 손잡이를 당기고 있고 반작용으로 버스 손잡이가 희영이를 당기고 있기 때문에 버스 손잡이는 버스가 가속하는 동안 버스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진 상태를 유지한다. 이 때 중력의 방향과 손잡이가 희영이를 끌어당기는 장력의 방향이 희영이에게 작용하는 실제 힘의 방향이고 이 합력의 방향인 알짜힘의 방향은 버스의 이동 방향과 같고 희영이는 버스의 가속도와 동일한 가속도를 받으며 앞으로 가속 이동한다. 이것은 버스 밖의 관성계에서 바라본 버스가 가속하는 동안의 희영이의 운동에 대한 설명이다.

 

이제 비관성계인 가속 운동하는 버스 안의 관찰자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자

 

버스 안의 관찰자의 운동계는 이제 버스 안이다. 버스 안을 기준으로 뉴튼의 운동 법칙을 사용해 희영이의 운동을 기술한다. 가속 운동하는 버스 안에서 볼 때 희영이는 순간 버스 뒤쪽으로 살짝 밀려났지만 버스 손잡이를 기울어진 채로 잡고 버스 안에 정지해 있다. 버스 밖의 관찰자에게 희영이는 버스와 함께 가속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버스 안의 관찰자에게 희영이는 버스 안에서 관찰자와 마찬가지로 정지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희영이가 잡고 있는 버스 손잡이는 버스 안 관찰자 입장에서도 버스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희영이를 버스의 위로 비스듬하게 끌어 당기고 있는 상태로 말이다.

 버스 안의 관찰자 입장에서도 중력과 버스 손잡이가 희영이를 잡아당기는 힘의 합력, 즉 알짜 힘의 방향은 버스의 앞쪽을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버스 안의 관찰자 입장에서 볼 때 희영이는 정지해 있다. 버스 앞쪽으로 힘을 받고 있으니 희영이는 반드시 버스 앞쪽으로 가속 운동을 해야 한다. 결국 뉴튼 운동 법칙으로 이를 설명하려면 희영이에게는 버스 뒤쪽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 필요하다. 그래야 희영이에게 작용하는 알짜 힘이 0이 되어 희영이가 정지해 있는 것이 성립한다.

 희영이에게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힘은 버스의 가속도와 희영의의 질량의 곱과 같은 힘으로 이를 관성력이라고 한다. 관성력은 가상의 힘이라고 하는데 왜냐하면 관성력은 가속 운동하는 비관성계안에서의 운동 법칙 성립을 위해 만든 힘이고 관성력에 대한 반작용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버스 밖의 관찰자에게 희영이에게 가해지는 관성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버스 안의 관찰자 입장에서는 희영이에게 마치 중력과도 같은 원격으로 작용하는 힘이 희영이를 버스 뒤쪽 방향으로 끌어 당기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관성력을 도입한 것이다. 버스 안의 관찰자 역시 관성력을 받는다.   

 

 사실 우리는 비관성계에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자전하며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지구의 기상 현상이나 위성, 미사일 발사 등의 속도가 빠르고 이동 반경이 큰 대상의 운동의 경우 지구의 자전에 의한 관성력인 지구 중심을 기준으로 한 원심력과 코리올리의 힘을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등속원운동 하는 비관성계 안에서 나타나는 관성력인 원심력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원심력의 '원'은 동그란 원이 아니라 한자로 '멀어질 원' 자를 쓴다. 즉 중심에서 멀어지는 힘이다.